○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나라 전체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학이나 교수들이 유독 많이 등장해 더욱 충격을 주었습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대학 사회에 남긴 교훈과 과제를 정리해 네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1. 또다시 폴리페서

 2. 이화여대 입시 비리의 교훈

 3. 국립대 자율성 파괴한 정부의 총장선출 개입

 4.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 문제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정유라 이화여대 부정입학은 국민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 우리나라 주요 대학 가운데 하나인 이화여대에서 설마 그런 일이 있겠는가라는 일반의 인식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권력 앞에 무릎 꿇은 이화여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제기된 이화여대 비리 의혹의 핵심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부정입학과 출석 및 학점 부여 등의 특혜였다.


교육부 감사(201611)특검 수사’(20173), 감사원 감사(20173) 결과를 종합하면,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해당 교수들은 문체부 차관을 통해 최순실로부터 정유라를 합격시켜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정유라가 면접고사장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지참하도록 하고, 면접위원들에게 정유라를 뽑도록했다. 또한 이들은 출석대체 근거 없이 출석을 인정하고, 시험도 안보고 과제물도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정유라에게 학점을 부정하게 줬다.


이화여대 정유리 부정입학은 한마디로 대학이 권력 앞에 무릎 꿇은 것이고, 대학이 권력 앞에 얼마나 초라해질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이미지=이화여대 누리집 이화소식 갈무리)


이 과정에서 총장을 비롯해 입학처장과 단과대학 학장, 교수 등 대학의 핵심 인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설립 130주년의 역사를 가진 대학이 권력 실세의 딸 한 명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셈이다. 이 사건은 한마디로 대학이 권력 앞에 무릎 꿇은 것이고, 대학이 권력 앞에 얼마나 초라해질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또한 이화여대의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 사립대학이 부정비리를 예방하고 통제하는 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 확인시켜 줬다. 이미 이화여대는 1991년 음대 및 무용학과와 2004년 체육학부에서도 부정입학이 적발돼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년 만인 2017년에 똑같은 일이 적발됐다.

 

이화여대의 회계 운영 실태

 

부정입학은 당사자들끼리 밀실에서 추진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감시하거나 적발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외부에 공개되는 부분은 어떨까? 이화여대는 법인이 대학 운영에 필요한 비용 충당을 위해 보유하는 수익용기본재산 확보율이 법정기준 대비 45.7%(2016년 기준)에 불과하다. 또한 2015년 법인이 부담해야 할 교직원 법정부담금 약 113억 원 가운데 61.3%69억원만 부담했다. 아울러 감사원이 사립대 재정 감사에서 지적했던 법인이 부담해야 할 학교시설 건설비 등 429억 원 전액을 교비에서 충당했다.


이런데도 이화여대는 1984년 이후 교육부 종합감사를 한번도 안받았고, 2015년에 회계부분 감사만 받았다. 여기에서 드러난 부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부총장은 병원 법인카드로 명품백 등 1720여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했고, 교비회계로 넣어야 할 기부금 18천만 원을 법인회계로 세입 처리했으며, 부속병원 시설을 은행에 임대하고 받은 임대보증금 113천만원 역시 부속병원회계로 넣지 않고 법인회계로 세입 처리했다.


이와 함께 개인이 부담해야 할 경조사비를 법인 사무국장 및 명예총장이 1천여만 원을 법인회계에서 집행하고, 대학 보직자 98명이 8천여만 원을 교비회계에서 집행했다.


또한 이화여대는 충남 천안시 등 5개 지역의 교육용 토지 1,364,590(412,788)를 교육용으로 활용하지 않아 재산세 12,092만원을 납부했다 적발됐다. 교육부는 오래 전부터 과도한 학교시설 결정용지 등은 이를 해제하거나 처분하여 교육시설설비를 확충함으로써 교육의 내실화를 도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이화여대의 천안 부지는 제2캠퍼스를 만들겠다며 1988년부터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이 땅을 처분하지 않고 30여 년간 방치하면서 파주에 새로운 글로벌 캠퍼스를 추진하려다 무산됐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학 비리

 

이화여대의 재산 및 재정 운영 실태는 비단 이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망정 상당수 사립대학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정비리로 법의 심판을 받은 대학이 하나 둘이 아니다.


2011년 유영구 명지대 전 총장은 2,350억 원의 교비 횡령으로 7년형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복역 중이고, 건국대 김경희 이사장도 학교법인의 재산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돼 2016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2) 받았다. 또한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도 업무상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등으로 2017년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고, 이인수 수원대 총장도 사립학교법 위반과 소송비용 교비사용 건에 대한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이들 대학의 특징은 내부시스템에서 부정비리가 확인되지 않아 대학구성원들이 온갖 탄압을 무릅쓰며 문제 제기를 한 후 교육부나 검찰 등이 나서 확인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대학 부정비리 확인이 이토록 어려운 것은 교육부 감사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1979년부터 2014년까지 전체 사립대학 및 사립전문대학의 44.5%125교가 교육부 종합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고, 1회 받은 대학이 40.6%114교였다. 사립대학 관계자들이 일부 대학의 부정비리를 전체 사학의 문제로 얘기하지 말라고 하는 얘기가 무색해지는 이유다.

 

새 대통령, 획기적인 사립대학 개혁 방안 내와야

 

현재 우리나라 사립대학은 내부에서 통제하는 시스템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사립학교법대학 발전계획에 관한 사항 학칙의 제정 또는 개정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기 위해 교수직원학생이 참여하는 대학평의원회를 설치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전국 대다수 대학이 유명무실하게 운영하고 있다.


그나마 총장이 설립자나 법인보다 대학구성원 눈치를 살피며 대학을 운영하게 했던 총장직선제마저 대부분의 대학에서 사라졌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신임 총장 선거에서 교수, 직원, 학생 비율을 1:1:1로 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법인이 선출하는 간선제와 교수 중심의 직선제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자는 주장일 것이다. 정유라 부정입학 확인 과정에서 전임 총장과 해당 교수들이 보여 준 모습은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 당국과 교수들을 의심하고 분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대학 사유화를 막고, 부정·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대학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대학구성원의 대학운영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총장 선출 제도 개선과 대학평의원회의 위상과 역할 강화, 대학운영에 관한 정보공개 확대, 대학구성원의 자치기구 법제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59일 새롭게 선출될 대통령이 사립대학 개혁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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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7일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사립학교법 전문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그동안 한나라당과 사학법인연합회, 사립대학총장협의회, 보수교육단체 등이 주장해 온 ‘사립학교법 폐지와 대체입법 마련’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전문’ 개정안인 만큼, 사립대학 운영 전반에 대한 변화를 적시했다. 하지만 조전혁 의원이 주장하듯이 개정안을 통해 사학의 건전한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학 운영에 대한 공공성을 배제시키고, 사학 운영자들이 대학을 사유화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우선 개정안은 ‘이사 상호간 친인척 제한’(현재 이사정수의 1/4 초과 금지)과 ‘이사장의 친인척 총장선임 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등 친인척이 제한 없이 대학 운영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법인 해산시 잔여재산의 30% 범위 내에서 설립자와 설립자의 직계존비속 중 학교경영에 기여한 자에게 지급함으로써 학교자산에 대한 설립자의 소유권을 인정했다. 반면 ‘개방이사제’와 ‘대학평의원회’가 법인의 이사선임권과 교육권,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폐지했다. 이로 인해 사학 운영자들은 대학구성원들의 참여를 배제시키고, 더욱 독단적, 폐쇄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교비회계와 법인회계를 통합해 이사장이 편성, 집행하도록 함으로써 등록금을 중심으로 한 교비회계가 법인업무 용도로 쓰일 수 있게 했다. 교비회계에서 다른 회계로 전출을 금지시켰던 조항도 없앴다. 이사장 보수 지급 금지 규정도 지급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뿐만아니라 교원 임면시 총장의 제청 절차를 거치도록 한 조항을 폐지해 이사회가 단독으로 선임할 수 있게 했고, 임원 인적사항 공개를 폐지하고, 이사회 회의록 공개 규정도 완화시키는 등 대학을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한 장치들을 후퇴시켰다.

 

사립대학에 대한 교과부의 지도·감독권도 배제시켰다. 현행 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사립대학에 대한 교과부 장관의 지도·감독권한’을 삭제시키고, ‘임원취임 승인취소’ 권한과 ‘임원의 직무집행정지’, ‘총장의 해임 요구’ 권한 등을 모두 삭제했다. 이렇게 될 경우 대학 설립·운영자가 현행법을 위반하고 부정⋅비리를 저질러도 교과부가 이에 대해 관여하고 제재할 방도가 없다. 임시이사제도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하더라도 사법작용에 해당하므로 그 권한을 법원으로 이양하도록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학의 교육 또는 연구와 관계된 경상비용을 절반 이내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사학 진흥 방안’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국민세금이 대학설립자의 사적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물론 외부감사제를 도입하는 등 정부 재정지원에 대한 사후 통제를 강화하도록 했다. 하지만 외부감사제는 현재 입학정원 1천 명 이상 대학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음에도 재정운영의 공공성 제고와 부정비리 처벌에 실효성이 없다.

 

애초 개정안은 발의되기 전부터 한나라당 내부에서 논란이 많았다. 과도하게 사학 법인 입장을 옹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을 발의한 것은 사학 운영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사립대학을 사학 운영자들의 사유물로 내주기 위한 조전혁 의원의 개정안은 결코 수용되어서는 안 된다.

*이 글은 한국대학신문 칼럼(2011년 2월 24일)에 게재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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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교과부는 2011년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대학교육 관련 주요 사업으로 △서울대 및 국립대 법인화 추진 △학자금 대출 제한, 교육인증제 등으로 사학 구조조정 유도 △‘선택과 집중’의 재정지원사업 강화 △산학협력과 지역대학의 동반 성장 △세계수준의 전문대학 집중 육성 △든든학자금 및 입학사정관제 내실화 등을 보고했다.

 

2011년 업무보고는 여느 해와 달리, 이명박정부 ‘교육개혁’ 전도사로 불리며, 지난해 하반기 장관에 취임한 이주호장관이 자신의 구상을 직접 사업화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래서인지 업무보고 면면에는 이주호장관의 지론인 ‘시장주의식 교육정책’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대학에는 예년과 차원이 다른 시장화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국립대 법인화와 사립대 퇴출 사업이 본격 시작되면서 우리나라 대학 체제를 판갈이 하는 구조조정 사업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대 법인화는 국립대를 민영화 형태로 변경하고, 사립대 퇴출은 사립대를 기업처럼 설립과 퇴출이 자유롭도록 구조화해 대학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하는 것이다.

교과부는 지난 해 말 서울대 법인화법이 통과된 것을 계기로 서울대는 물론이고 다른 국립대도 법인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본격적으로 국립대 법인화에 나설 참이다. 사립대는 이미 지난해 사학 퇴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학자금 대출 제한 조치와 함께 올해는 교육인증제가 시작된다. 심사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인증을 받지 못한 대학은 정부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박탈되는데, 퇴출시킬 대학을 선정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선정된 대학을 퇴출시키기 위한 마무리 조치로 사립학교법도 개정할 계획이다. 이러한 시장주의식 체제 개편이 가져올 폐해에 대한 대학구성원들의 염려와 반발이 해소되지 않고 있음에도 일방적 밀어붙이기고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립대는 서울대 법인화 기세를 몰아 국립대학 재정․회계법 제정, 학장직선제 폐지, 성과급적 연봉제 시행, 경영정보공시제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혀 국립대들의 커다란 반발과 대립이 예상된다.

 

한편, 대학교육 시장화는 대학 체제 개편뿐만 아니라 대학 간 무한경쟁을 통한 승자독식 구조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퇴출 대상이 아닌 대학들이라 하더라도 무차별적 경쟁에 노출돼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교과부는 ‘선택과 집중’의 재정 지원방식을 강화하겠다며, 재정지원 대학 수를 줄여 소수 대학에 재정을 몰아줄 참이다. 학부를 대상으로 한 교육역량강화사업은 지원 대학 수를 4년제 대학은 88교에서 80교로, 전문대는 80교에서 73교로 줄이기로 했다. 여기에 학부교육선진화 선도대학 사업(4년제 대학 대상)과 대표 브랜드 사업(전문대학 대상)은 교육역량강화 사업에 선정된 대학 중에서 선정한다. 이중 지원인 셈이다.

대학원 중심의 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 역시 BK21 사업이 종료되는 2012년을 기점으로 WCU 등 여타 사업을 통합해 2015년까지 연구중심대학 10개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극단적 대학 간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명박정부는 포뮬러 지표 등을 내세우며 공정 경쟁이라 하지만, 수도권대학, 지방대학 가리지 않고 한 울타리에서 경쟁을 시키는 것은 공정 경쟁이 될 수 없다. 더욱이 소수 대학에 대한 편중 지원은 대다수 대학의 기회를 박탈한 대가이며,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대학은 결국 대학 퇴출 구조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셋째, 시장 위주의 교육정책은 산학협력과 대학교육의 왜곡을 불러올 것이 분명하다. 산학협력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시장주의 교육은 시장에 도움이 되는 교육만을 유의한 것으로 보고 있어 문제가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대학교육은 시장에 종속되어 산업과 기업의 하부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교과부가 산학협력을 활성화시킨다며, 학과별 취업률 순위 및 분야별 논문실적 순위 등을 공시해 대학 내 학과 간 정원 조정 및 분야별 특성화 유도하겠다고 밝힌 것은 한 마디로 실용 학과나 학문만을 살리겠다는 것으로 산학협력이 심각히 오용되고 있다 할 것이다.

 

산학협력은 또한 지방대학과 전문대학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로 강조되고 있다. 지방대학과 전문대학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무차별적 경쟁이 아닌 별도의 보호와 지원이란 가치와 기준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별도의 프로그램은 이번 업무보고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산학협력을 통해 성장시키자 할 뿐이다.
 
산학협력을 통한 성장이란 다른 말로 하면, 정부 지원에 기대지 말고, 산학협력을 통한 수익 창출로 성장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별 산학협력 수익 규모를 따져보면, 대학 서열 순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산학협력 활동을 통해 가장 재미를 보고 있는 곳은 수도권 대학들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산학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이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이주호 장관은 직업교육으로서 전문대학 육성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교과부는 2011년 신규사업으로 “세계수준의 전문대학(WCC : World Class College)” 20교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했다.

언뜻, 수천억대 지원을 하고 있는 WCU 사업이 떠올라 드디어 이명박정부가 전문대학 육성에 적극 나서나란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WCC 사업을 위한 예산은 한 푼도 마련하지 않았다. 단지, WCC 사업에 선정된 20교는 각종 국고지원 사업에서 우선권을 받는 정도다. 한 마디로 생색내기요, 홍보 효과만 노린 것일 뿐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교과부가 이들 대학을 ‘자율형 사립대학’이라며 정원 외 모집 및 교원 충원 기준을 자율화하고, 법인이 자율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재산 한도를 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늘려주겠다 한 것이다. 자칫 교육여건 악화를 불러올 수도 있고, 교과부가 나서서 법질서를 문란하게 한 장본인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관련 법이 각종 특례 조치로 누더기가 되어 있다는 것은 교과부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 이주호장관은 경제단체들을 만나 능력에 따라 직원을 채용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닌다고 한다. 그러나 능력에 따라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진정 만들고 싶다면, 학벌주의 해소를 위한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 내와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과 제도는 이명박정부 내내 전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있어 올해 이명박정부가 자신의 교육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기도 할 것이다. 실제 업무보고 곳곳에서도 시장주의 개혁을 진두지휘하는 장관으로서 의지와 다급함이 묻어난다. 그러나 조급함으로 시장주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대학에는 쓰나미가 지나간 후의 폐허와 혼돈만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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