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국립대 총장직선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교육 민주주의 회복 및 교육자치 강화를 들고, 세부 과제로 ‘2018년부터 국립대 총장후보자 선정방식과 재정지원 사업 연계 폐지를 통한 교육민주주의 회복을 선언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군산대(전북목포대(전남제주대(제주한국교통대(충북) 4개 대학 총장 임기가 내년 2월에 만료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 대학부터 총장직선제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교육 민주주의 회복 및 교육자치 강화’를 들고, 세부 과제로 ‘2018년부터 국립대 총장후보자 선정방식과 재정지원 사업 연계 폐지’를 통한 ‘교육민주주의 회복’을 선언했다.


이명박정부가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국립대 총장직선제를 강제로 폐지시켰고, 박근혜정부는 청와대가 직접 개입했다는 증언과 녹취록이 나올 정도로 노골적으로 국립대 총장 임명에 개입했다.

 

이명박박근혜정부의 국립대 총장직선제 무력화는 수많은 대학구성원들의 반발은 물론 부산대 고현철 교수가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며 목숨을 끊는 일까지 초래했다.

 

국립대 총장직선제 강제 폐지는 교육계의 대표적 적폐라 할 수 있고, 이를 개선하려는 문재인정부의 조치는 옳다고 본다.

 

그러나 제도를 보완하지 않으면 국립대 총장직선제를 부활해도 과거의 논란 재현은 피하기 어렵다.

 

876월 항쟁의 성과물로 시행된 총장직선제는 목포대를 시작으로 한 때는 전국 83개 대학(사립대 포함)으로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김영삼정부 때부터 사립대를 중심으로 임명제로 전환되었고, 그나마 남아있던 국립대학마저 이후 점차 사라졌다.

 

총장직선제가 이런 과정을 겪은 것은 무엇보다 정권과 사학재단 그리고 보수 언론의 집요한 공세가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교수들만의 직선은 인맥과 학연에 따른 파벌과 줄서기, 선거 이후의 논공행상, 과열 혼탁, 상호 비방과 네거티브 선거 등의 문제를 드러내면서 총장직선제 폐지의 빌미를 제공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총장 직선제 이후 검찰 수사까지 받아 재선거를 치루기도 했다.

 

국립대 총장직선제가 실질적인 직선제가 되기 위해서는 교수뿐만 아니라 학생과 직원들도 대폭 참여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의 회귀는 시간문제다. 그 동안 일부 대학에서 교수 외 구성원들도 참여시키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매우 형식적인 비율의 참여만 보장하면서 아무런 실효성이 없었다.

 

이와 관련, 이화여대 총장 선거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이화여대는 전임교원 988명에 더해 사상 처음으로 직원 270, 학부생 및 대학원생 22,581, 동창 1,020명을 총장선거에 참여시켰다. 반영 비율은 교수 77.5%, 직원 12%, 학생 8.5%, 동문 2%였다.

 

물론 이화여대 사례가 완벽한 제도라 할 수는 없다. 비전임교원이 제외되고, 정규직 직원만 투표권이 부여됐으며, 학생과 직원 반영 비율이 너무 낮다는 비판은 타당하다. 그러나 이 정도 규모의 대학구성원이 총장선거에 참여하고, 교수 외의 구성원에게 이런 반영 비율을 부여한 것은 국내 대학 첫 사례다.

 

국립대학들이 이화여대 사례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특히 국립대 총장직선제 부활은 촛불항쟁으로 집권한 문재인정부가 교육계 적폐 청산의 일환으로 도입하는 것인 만큼 국민들의 염원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소중한 총장직선제를 또다시 과거와 같은 논란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게 해서는 안된다.

 

국립대 총장 선거에 교수 외의 구성원이 참여하면 대학 민주주의를 더욱 확대할 수 있고, 감시와 견제의 눈이 많아지면서 교수들만의 선거에서 나타나는 폐단을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총장 선거에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대학구성원 참여 확대라는 대원칙만 정해지면 선거 참여 대상이나 반영 비율 등은 대학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구성원간 합의를 통해 점차 확대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국립대학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논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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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교육부장관에게 바란다

논평및보도자료 2017.07.10 18:12 Posted by 대학교육연구소

지난 5일 문재인정부 첫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취임했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개혁의 핵심은 특권으로 불평등하고, 경쟁만능으로 서열화되어 있는 불행한 교육체제를 바꾸는 것이라며, 고교 무상교육 실현, 서열화된 고교체제 해소, 대입제도 개혁 등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대학에 대해서는 대학의 공공성과 자율성을 신장하고 지역의 국립대학과 건실하고 유능한 사립대학이 세계 최고의 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7월 4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상곤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이미지=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그간 우리 교육정책의 기저에는 자율과 경쟁, 수요자 중심교육, 규제완화 등 시장주의 원리가 작동했다. 물론 사회적 불만이 누적된 입시, 사교육비, 대학등록금 등의 사안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기도 했으나 시장주의식 교육정책의 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은 부분봉합에 머물렀다.

 

경쟁위주 교육 패러다임 전환 선언한 김상곤 교육부장관

 

시장주의에 기반한 대학정책 역사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 대학은 해방 이후 미군정시절 미국식 시장방임주의를 여과 없이 받아들였으며, 이후 군사독재정권 시절을 거쳐 1995년 자율과 경쟁의 신자유주의를 표방한 ‘5.31교육개혁의 시기를 맞이했다. 이후 ‘5.31교육개혁의 기조와 내용은 집권세력의 성향의 변화와 무관하게 유지되어왔다.


대학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 기능이 축소되고 자율과 경쟁의 논리만 신봉한 결과, 대학 교육비에 대한 정부부담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를 기록하고 있으며, 고등교육의 사학의존도와 대학등록금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교원확보, 수익용기본재산, 법정부담전입금 등 교육여건 및 교육재정의 법정기준을 상당수 대학이 준수하지 않고 있으며, 대학 부정비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경쟁위주의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해야한다는 김상곤 교육부장관의 주장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포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정부의 잘못된 대학정책 바로잡아야

 

다만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 대학가 쟁점인 구조조정만 보더라도 정권은 교체됐지만 박근혜 정부의 대학구조개혁은 진행형이다. 2014년 박근혜정부가 추진한 대학구조개혁 기본계획은 현재 2주기에 접어들었다. 1주기(’13학년도~’18학년도) 56천명을 감축한 것에 이어 지난 3월 교육부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 기본계획을 발표, 2023학년도까지 105천명을 더 감축해야한다고 밝혔다.


자율과 경쟁 논리에 기반한 대학구조조정은 지방대학과 수도권 대학간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교육의 질 제고와 거리가 먼 소모적 경쟁을 야기했으며, 대학의 일방통행식 구조조정을 유도하여 대학 내 갈등을 초래했다. 따라서 대학현장의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지난 정부의 대학구조조정을 중단하고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말한대로 서열화된 교육체제를 바꾸고, 지역 국립대학을 육성할 수 있는 새로운 정원조정방안을 수립해야한다.


한편, 구조조정 과정에서 거론된 소위 부실대학가운데 상당수 대학은 대학운영자의 방만한 대학운영을 방조한 대학자율화 정책의 산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정부는 이들 대학이 양산된 구조적 문제는 외면한 채 이들 대학의 퇴출경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장은 퇴출 위기에 놓일 만큼 대학을 부실하게 관리한 사학 운영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사학개혁으로 부정비리를 미연에 방지하고, 사립대학이 공공적 관점에서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립대학과 관련하여 문재인 정부는 공영형 사립대학 도입 공약을 제시했으며 김상곤 교육부장관도 동일한 맥락에서 건실하고 유능한 사립대학 지원 강화입장을 밝혔다. 추후 공영형 사립대학의 도입방안이 제시되어야만 구체적인 검토가 가능하겠지만 공영형 사립대학을 일부 도입한다해도 전체 고등교육기관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립대학 개혁과제는 여전히 남는다.


반값등록금을 완성하겠다는 대선공약도 이행해야한다. 그나마 2010~2011년 당시 반값등록금이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등록금 지원을 위한 정부예산은 다른 고등교육예산에 비해 크게 늘어난 편이다. 그러나 여전히 등록금정책은 수익자부담원칙을 고수한 채 시혜적관점의 장학금지원정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이 외에 장기화된 국립대 총장공석 사태 해결과 합리적인 총장선출제도 모색, 공정성과 객관성이 도마 위에 오른 대학재정지원사업의 개편도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해결해 나가야 할 대학개혁 과제라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게 대학의 민주화 역시 중요한 과제다. 대표적으로 학칙 개정을 꼽을 수 있다. 현재 대학 학칙에는 과거 유신정권이 학생활동을 탄압하기 위해 제정한 학도호국단 학칙의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정부가 대학 학칙 개정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위헌적 요소의 규정 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헌법을 준수해야 하는 정부의 의무라 할 수 있다.

 

고등교육의 공공성 실현을 위한 첫 발 성공적으로 내딛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의 대학정책은 수 십 년간 자율과 경쟁논리가 지배해왔다. 대학진학률이 70%에 이를 정도로 고등교육은 보편화됐지만 고등교육의 공공성 실현과 정부의 책임성 강화를 우선에 둔 정책을 펼쳐본 경험이 없다.


따라서 자율과 경쟁논리를 당연시하는 인식은 과거 정부의 정책입안자 혹은 일부 기득권세력 뿐만 아니라 대학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다. 과거 정부의 정책추진을 반면교사로 삼아 정책수립부터 구체적인 집행방안까지 세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아무쪼록 새로운 대학정책의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딛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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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정치인, 언론인이 속속 대학 총장과 교수로 부임하거나 거명되고 있다


지난 519, 국립 한경대는 이명박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씨를 총장 후보 1순위로 선출했다. 임태희 전 비서실장은 제16~18대 국회의원을 거쳐 이명박정부 고용노동부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등 행정부의 요직을 맡았다.


26일에는 경기대가 김인규 전 KBS 사장을 신임총장으로 선출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맡았던 윤두현씨는 YTN보도국장 출신으로 올해 국민대 특임교수로 부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김인규 대학총장이 우려되는 이유

 

대학 총장은 안으로는 행정과 의사결정 과정을 총괄하고, 업무를 집행하며, 밖으로는 대학을 대표하는 최고위 인사다. 경우에 따라 외부인사가 대학 총장이 될 수 있지만, 대학 업무 이해도나 신망도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임태희 전 비서실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4대강 사업을 추진한 핵심주역으로 학내외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인규 전 KBS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언론특보에 이어 정권 2년 차에 낙하산 사장으로 들어가 공영방송 KBS를 망쳤다는 평가를 듣는 인물이다.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역시 ‘MB정부 때 YTN보도를 망가뜨린 장본인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 총선 때 새누리당 공천 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인물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의 과거 행보만이 아니다. 실제 그들이 책임성 있게 대학을 운영하고 학생들을 교육할지도 의문이다. 문재인정부의 4대강 정책감사가 진행되면 임태희 전 비서실장은 조사를 받을 수 있고, 다음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태희 전 비서실장이 한경대 운영에 전념하면서 대학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김인규 전 사장은 2004년 교비횡령 등 비리혐의로 퇴출된 손종국 전 총장 시절 법인 상임이사를 맡았던 고 김영규씨의 동생이다. 비리혐의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사람이 대학구성원의 이해와 요구를 충실히 대변하리라 기대하기란 어렵다. 언론인 재직시 정치적 편향 논란에 휩싸이다 정권에 의해 고위직에 발탁되고, 다시 정치인으로 나서려 했던 윤두현 전 수석도 불편부당한 교수활동을 기대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비민주적 총장선출 제도도 한 몫

 

문재인정부 출범은 과거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수백만 명의 촛불 민심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런데도 대학들은 스스로 적폐청산의 대상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을 총장과 교수로 영입하고 있다. 대학이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잠시 머물렀다 가는 휴식처도 아닌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가능한데는 대학 당국자들의 인식 문제 외에도 비민주적 총장선출이라는 제도적 결함도 한 몫 하고 있다.


한경대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가 교원 36, 직원 8, 학생 1, 외부인사 5명 등 총 50명으로 구성되어 간접선거로 최종 후보 2명을 선출하고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한다.


경기대는 총장 지원자 서류심사를 통해 최종 3인의 후보를 결정하는 소위원회를 법인 이사 3인으로 꾸렸고[각주:1], 최종 결정은 법인이사회에서 하고 있다.


한경대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의 72%를 차지하는 교수가, 경기대는 법인이사회가 총장 선출을 좌우한다. 대학 구성원 의견 반영이 매우 제한되거나 아예 봉쇄된 경우다.


이들 대학의 모습은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이화여대가 1886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교원직원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총장직선제를 실시한 것과 대비된다. 물론 이화여대도 구성원간 투표율 반영 비율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모든 대학구성원이 총장 선출 투표에 참여한 것은 국내 대학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대학구성원 참여 없는 위기 극복과 발전은 불가능

 

우리나라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구조조정이라는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이들 대학도 이런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외부 인사들을 영입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학의 위기는 구성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극복이 가능하고 발전도 할 수 있다.


대학운영자 혹은 일부 구성원의 자의적 판단으로 총장이나 교수자리를 과거 정치인과 언론인에게 선심 쓰듯 내주는 것은 대학의 위기 극복이나 발전에 역행하는 일이다.


그나마 한경대와 경기대 학생들은 학교본부의 시대착오적 총장 임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학교본부와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대학운영자들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1. 학교법인 경기학원 2017학년도 제2차 이사회 회의록, 13~14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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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나라 전체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학이나 교수들이 유독 많이 등장해 더욱 충격을 주었습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대학 사회에 남긴 교훈과 과제를 정리해 네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1. 또다시 폴리페서

 2. 이화여대 입시 비리의 교훈

 3. 국립대 자율성 파괴한 정부의 총장선출 개입

 4.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 문제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대학재정지원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에도 큰 상처를 냈다. 특검의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수사결과그리고 감사원의 이화여자대학교 재정지원사업 특혜의혹 감사결과를 보면 매우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정부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총체적 부실도 드러났다.

 

특검과 감사원이 밝힌 이화여대 재정지원사업 선정 의혹

 

특검 수사결과와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청와대와 교육부가 부당개입 해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이하 프라임사업”)에 이화여대가 선정되었다. 청와대가 프라임사업에서 상명대 본·분교 중 한곳만 선정하도록 의견을 제시했고, 교육부장관은 이에 따라 상명대 분교만을 선정하도록 해 선정권 밖이었던 이화여대가 추가로 선정된 것이다.

 

또한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이하 평단사업”)도 교육부는 당초 계획대로 해당 조건을 충족한 12개 신청 대학 가운데 8개 대학을 선정해야 했으나 6개 대학만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지시와 청와대 교문수석실의 사업재설계 및 재공고 요청을 받은 후 사업 조건을 완화하여 당초 공고시 참여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참여할 수 없었던 이화여대 등 4개 대학을 추가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정부의「대학재정지원사업 및 구조개혁 추진실태」감사 결과 총체적 부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이미지=감사원 페이스북페이지)


물론 이화여대의 프라임사업과 평단사업 선정이 정유라의 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 대가로 이루어진 것인지와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나 최순실의 관여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평단사업은 4개 대학이 선정되어 이화여대만을 위한 특혜라고 보기 힘든 측면도 있다.

 

그러나 대학재정지원사업에 이화여대가 선정된 일련의 과정은 누가 보더라도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곧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신뢰성을 추락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교육부 당초 계획에 없었던 프라임사업

 

대학재정지원사업 관련 의혹은 어찌보면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예고된 일이라 할 수 있다.

 

프라임사업은 단군이래 최대 대학재정지원사업으로 불리며 2016년에 도입됐다. 그러나 동 사업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처음 제기된 사업으로, 1년 만에 대학재정지원사업의 대표사업이 됐다. 교육부가 대학교육의 총체적 방향으로 2013년에 제시한 고등교육 종합발전 방안(시안)’에도 없던 사업이 뒤늦게 범정부 경제정책의 일환으로 제기된 것이다.

 

더욱이 프라임사업은 대학 내 대규모 구조조정을 동반하는 사업임에도 사업공고에서 접수마감까지 3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평단사업도 1.5개월(추가선정 1개월) 뿐이었으며, 박근혜정부의 신규 재정지원 사업은 사업공고에서 접수마감까지 기간이 최대 3개월에 불과했다.

 

국고지원이 절실한 대학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무리한 구조조정을 추진했고, 대학 구성원들과의 충돌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국민대, 이화여대, 숭실대, 중앙대, 홍익대 등이 프라임 사업 추진을 두고 학내 갈등이 빚어졌고, 프라임사업에서 탈락한 영산대, 전주대, 한국교통대 등은 사업을 반대했던 교수 및 학생들을 징계하거나 고소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의 장기간 농성을 불러온 사업 또한 평단사업이었다. 이화여대 뿐 아니라 동국대, 창원대 등도 졸속적인 사업추진을 비판하며 평단사업 철회를 요구했다.

 

감사원도 지적한 총체적 부실

 

이러한 문제점은 이번 감사원의 대학재정지원사업 및 구조개혁 추진실태감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프라임사업은 청와대와 교육부가 상명대를 배제하고 이화여대를 선정하도록 부당 개입한 것 외에도, 2단계 대면 평가 시 상피(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평가위원에서 제외)를 신청한 평기위원들을 신청대학 평가에서만 배제하고 경쟁대학 평가는 허용함으로써 선정대학이 변경되게 했다.

 

또한 감사원 감사 결과는 프라임사업과 평단사업 이외의 재정지원사업도 문제가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학특성화사업(CK)은 사업대상자 선정 평가 결과가 나온 이후 선정기준을 변경하거나 선정기준과 달리 평가 결과 후순위 사업단을 사업대상자로 선정했다.

 

고교교육정상화 사업 역시 사업대상자 선정 기준을 사전에 마련해 공고하지 않고, 매년 사업대상 선정평가가 완료되어 대학별 평가 점수와 순위가 정해진 이후에야 선정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선정과 탈락 대학이 뒤바뀌는 사례까지 적발되었다. 교육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이 총체적 부실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대학재정지원사업 전면 개편 필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대학재정지원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신뢰성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며 대학구성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검찰은 특검 수사 결과와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자들을 엄중히 수사해야 한다. 아울러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이준식 교육부장관은 사퇴해야 한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학을 줄 세워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교육부 재정지원사업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 경제논리에 종속된 기조를 바꿔 대학 지원과 육성 관점에서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 현재의 몇몇 대학을 선정해 차등 지원하는 특수목적지원사업을 대학 교육 및 연구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일반지원사업 중심으로 전면 재편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전반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특정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차등지원 사업은 전반적인 질적 수준이 보장된 상태에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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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나라 전체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학이나 교수들이 유독 많이 등장해 더욱 충격을 주었습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대학 사회에 남긴 교훈과 과제를 정리해 네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1. 또다시 폴리페서

 2. 이화여대 입시 비리의 교훈

 3. 국립대 자율성 파괴한 정부의 총장선출 개입

 4.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 문제점

 

박근혜정부 임기 동안 국립대 총장 선출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우선 교육부가 국립대 총장 임명 제청을 거부해 사상 초유의 총장 공석 사태가 이어졌다. 공주대는 선거를 통해 총장 후보자 2명을 교육부에 추천했으나 교육부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임명하지 않아 20143월 이후 아직까지 총장 공석 상태다. 한국방송통신대(201410월 이후)와 전주교대(20153월 이후), 광주교대(201610월 이후)도 같은 이유로 총장이 임명되지 않고 있다. 전남대도 201611월 총장 후보자를 선출해 교육부에 추천했으나 2017113일 뒤늦게 총장이 임용되었다.

 

공주대 37개월, 한국방송대 31개월, 전주교대 26개월째 공석

 

이례적으로 2순위 후보자를 임명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립대 총장은 대학에서 총장추천위원회또는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라 2인 이상의 총장 후보자를 교육부장관에게 추천하면 교육부 장관이 인사위원회 자문을 거쳐 대통령에게 임용을 제청하고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동안에는 결격사유가 없는 한 대학에서 추천한 1순위 후보자가 임명되었는데, 박근혜정부에서는 경북대, 충남대, 경상대, 순천대, 한국해양대, 공주교대, 서울대 등에서 2순위 후보자가 임명되었다.


전국대학노동조합이 2016년 6월 20일 27개 국공립대 지부 대표자들과 함께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학 총장 후보자에 관한 교육부의 임명제청 거부를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 해결을 촉구했다.(이미지=대학노조 누리집)


이 외에 한국체육대는 2013년부터 대학에서 추천한 총장 후보자에 대해 교육부가 4차례나 임명을 거절 해 23개월간 총장 공석 상태였는데,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친박 김성조 전 의원을 추천하자 임명되었다. 부산대는 정부 정책과 달리 직선제로 선출 한 후보자를 추천했음에도 1순위 후보자가 임명되었는데, 여기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위순 후보자 무더기 임명

 

이처럼 전체 국립대 41(4년제 29, 전문대 1, 교육대 10, 방송통신대 1) 중에서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정부 개입으로 논란이 제기되어 언론에 보도된 경우만 14곳이다. 국립대 3곳 중 1곳은 정부 주도로 국립대 총장 선거 결과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뜻이다.


대학 구성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교육부는 민감한 개인정보운운하며 총장 임용 거부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임명이 거부된 1순위 후보들은 비위(非違)가 있거나 범법 행위 경력이 있다는 풍문에 심적 고통을 겪기도 했고, 대학에서는 권력 눈치를 봐가며 총장 후보자를 다시 선출하는 행정 낭비를 반복해야 했다.


학령인구감소와 지방대학 위기가 심각해 정부와 국립대의 대응책 마련이 절실했던 시기에 정부의 직간접적인 간섭과 통제로 국립대들은 이중, 삼중고를 겪어야 했다.

 

정권의 코드 맞추기와 정권 핵심인사 개입 의혹

 

지속된 논란에도 교육부와 청와대가 태도를 바꾸지 않았던 것은 박근혜정부 국정농단사건 전반에서 보여지듯이 국립대 총장 임용 또한 정권의 코드 맞추기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총장 임용제청이 4번이나 거부됐던 한국체육대에 친박 의원을 추천하자 곧바로 임용된 사례뿐만 아니라, 임용이 거절 된 경북대 총장 1순위 후보자에 대한 교육부 인사위원회 내용에 학교 발전보다 사회 문제 관여에 적극적인 성향이라는 평가가 있었다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비선 실세와의 관계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도 수차례 제기되었다. 2순위 후보자가 임명된 경북대, 공주교대, 충남대, 경상대, 서울대 등 총장 선출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개입했다는 언론의 의혹 보도들이 그것이다.


앞서 이명박정부가 총장직선제를 실시하는 대학에 불리하게 재정지원사업을 설계해 국립대 총장직선제를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이에 더해 박근혜정부는 간선제로 선출 된 후보자마저도 정권 코드와 맞는지 여부와 비선실세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임명 여부를 결정한 것이다.

 

법령 개정으로 국립대 총장직선제 무력화 추진

 

한편 박근혜정부는 20158월 부산대 고() 고현철 교수가 대학의 민주화와 자율화를 요구하며 목숨을 던진 것을 계기로 총장직선제 부활이 제기되자, 법령을 개정해 총장임용후보자를 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하는 간선제 방식으로 단일화하려고 했다. 물론 법령 개정이 무산되기는 했지만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려 했듯이 국립대 총장 선출 방식 또한 정부 의도대로 국정화하려 했던 것이다.


헌법 제31조 제4항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헌법 조항이 876월 항쟁의 결과물로 탄생했듯이 대학 총장직선제도 같은 시기에 도입되었다. 비록 국립대 총장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다하더라도 정부는 헌법 정신을 지켜 대학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 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정부는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대학이 추천한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는 등 국립대학 총장 선출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이는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국립대 총장선출 자율성 보장해야

 

국립대 총장을 직선제로 선출하든 간선제로 하든, 선출된 총장 후보자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이든 아니든, 그것은 대학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문제다. 정부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국립대 총장직선제를 무력화시킨다거나 총장 임명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간섭하고 통제하는 방식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 구성원들이 자율적민주적으로 총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립대에 필요한 것은 위기에 처한 지방 국립대들이 과거 명성을 되찾고, 지역균형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립대 설립운영의 책임자인 정부가 재정적, 행정적 지원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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