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정치인, 언론인이 속속 대학 총장과 교수로 부임하거나 거명되고 있다


지난 519, 국립 한경대는 이명박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씨를 총장 후보 1순위로 선출했다. 임태희 전 비서실장은 제16~18대 국회의원을 거쳐 이명박정부 고용노동부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등 행정부의 요직을 맡았다.


26일에는 경기대가 김인규 전 KBS 사장을 신임총장으로 선출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맡았던 윤두현씨는 YTN보도국장 출신으로 올해 국민대 특임교수로 부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김인규 대학총장이 우려되는 이유

 

대학 총장은 안으로는 행정과 의사결정 과정을 총괄하고, 업무를 집행하며, 밖으로는 대학을 대표하는 최고위 인사다. 경우에 따라 외부인사가 대학 총장이 될 수 있지만, 대학 업무 이해도나 신망도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임태희 전 비서실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4대강 사업을 추진한 핵심주역으로 학내외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인규 전 KBS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언론특보에 이어 정권 2년 차에 낙하산 사장으로 들어가 공영방송 KBS를 망쳤다는 평가를 듣는 인물이다.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역시 ‘MB정부 때 YTN보도를 망가뜨린 장본인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 총선 때 새누리당 공천 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인물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의 과거 행보만이 아니다. 실제 그들이 책임성 있게 대학을 운영하고 학생들을 교육할지도 의문이다. 문재인정부의 4대강 정책감사가 진행되면 임태희 전 비서실장은 조사를 받을 수 있고, 다음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태희 전 비서실장이 한경대 운영에 전념하면서 대학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김인규 전 사장은 2004년 교비횡령 등 비리혐의로 퇴출된 손종국 전 총장 시절 법인 상임이사를 맡았던 고 김영규씨의 동생이다. 비리혐의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사람이 대학구성원의 이해와 요구를 충실히 대변하리라 기대하기란 어렵다. 언론인 재직시 정치적 편향 논란에 휩싸이다 정권에 의해 고위직에 발탁되고, 다시 정치인으로 나서려 했던 윤두현 전 수석도 불편부당한 교수활동을 기대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비민주적 총장선출 제도도 한 몫

 

문재인정부 출범은 과거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수백만 명의 촛불 민심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런데도 대학들은 스스로 적폐청산의 대상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을 총장과 교수로 영입하고 있다. 대학이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잠시 머물렀다 가는 휴식처도 아닌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가능한데는 대학 당국자들의 인식 문제 외에도 비민주적 총장선출이라는 제도적 결함도 한 몫 하고 있다.


한경대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가 교원 36, 직원 8, 학생 1, 외부인사 5명 등 총 50명으로 구성되어 간접선거로 최종 후보 2명을 선출하고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한다.


경기대는 총장 지원자 서류심사를 통해 최종 3인의 후보를 결정하는 소위원회를 법인 이사 3인으로 꾸렸고[각주:1], 최종 결정은 법인이사회에서 하고 있다.


한경대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의 72%를 차지하는 교수가, 경기대는 법인이사회가 총장 선출을 좌우한다. 대학 구성원 의견 반영이 매우 제한되거나 아예 봉쇄된 경우다.


이들 대학의 모습은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이화여대가 1886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교원직원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총장직선제를 실시한 것과 대비된다. 물론 이화여대도 구성원간 투표율 반영 비율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모든 대학구성원이 총장 선출 투표에 참여한 것은 국내 대학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대학구성원 참여 없는 위기 극복과 발전은 불가능

 

우리나라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구조조정이라는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이들 대학도 이런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외부 인사들을 영입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학의 위기는 구성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극복이 가능하고 발전도 할 수 있다.


대학운영자 혹은 일부 구성원의 자의적 판단으로 총장이나 교수자리를 과거 정치인과 언론인에게 선심 쓰듯 내주는 것은 대학의 위기 극복이나 발전에 역행하는 일이다.


그나마 한경대와 경기대 학생들은 학교본부의 시대착오적 총장 임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학교본부와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대학운영자들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1. 학교법인 경기학원 2017학년도 제2차 이사회 회의록, 13~14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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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나라 전체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학이나 교수들이 유독 많이 등장해 더욱 충격을 주었습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대학 사회에 남긴 교훈과 과제를 정리해 네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1. 또다시 폴리페서

 2. 이화여대 입시 비리의 교훈

 3. 국립대 자율성 파괴한 정부의 총장선출 개입

 4.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 문제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대학재정지원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에도 큰 상처를 냈다. 특검의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수사결과그리고 감사원의 이화여자대학교 재정지원사업 특혜의혹 감사결과를 보면 매우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정부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총체적 부실도 드러났다.

 

특검과 감사원이 밝힌 이화여대 재정지원사업 선정 의혹

 

특검 수사결과와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청와대와 교육부가 부당개입 해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이하 프라임사업”)에 이화여대가 선정되었다. 청와대가 프라임사업에서 상명대 본·분교 중 한곳만 선정하도록 의견을 제시했고, 교육부장관은 이에 따라 상명대 분교만을 선정하도록 해 선정권 밖이었던 이화여대가 추가로 선정된 것이다.

 

또한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이하 평단사업”)도 교육부는 당초 계획대로 해당 조건을 충족한 12개 신청 대학 가운데 8개 대학을 선정해야 했으나 6개 대학만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지시와 청와대 교문수석실의 사업재설계 및 재공고 요청을 받은 후 사업 조건을 완화하여 당초 공고시 참여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참여할 수 없었던 이화여대 등 4개 대학을 추가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정부의「대학재정지원사업 및 구조개혁 추진실태」감사 결과 총체적 부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이미지=감사원 페이스북페이지)


물론 이화여대의 프라임사업과 평단사업 선정이 정유라의 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 대가로 이루어진 것인지와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나 최순실의 관여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평단사업은 4개 대학이 선정되어 이화여대만을 위한 특혜라고 보기 힘든 측면도 있다.

 

그러나 대학재정지원사업에 이화여대가 선정된 일련의 과정은 누가 보더라도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곧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신뢰성을 추락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교육부 당초 계획에 없었던 프라임사업

 

대학재정지원사업 관련 의혹은 어찌보면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예고된 일이라 할 수 있다.

 

프라임사업은 단군이래 최대 대학재정지원사업으로 불리며 2016년에 도입됐다. 그러나 동 사업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처음 제기된 사업으로, 1년 만에 대학재정지원사업의 대표사업이 됐다. 교육부가 대학교육의 총체적 방향으로 2013년에 제시한 고등교육 종합발전 방안(시안)’에도 없던 사업이 뒤늦게 범정부 경제정책의 일환으로 제기된 것이다.

 

더욱이 프라임사업은 대학 내 대규모 구조조정을 동반하는 사업임에도 사업공고에서 접수마감까지 3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평단사업도 1.5개월(추가선정 1개월) 뿐이었으며, 박근혜정부의 신규 재정지원 사업은 사업공고에서 접수마감까지 기간이 최대 3개월에 불과했다.

 

국고지원이 절실한 대학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무리한 구조조정을 추진했고, 대학 구성원들과의 충돌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국민대, 이화여대, 숭실대, 중앙대, 홍익대 등이 프라임 사업 추진을 두고 학내 갈등이 빚어졌고, 프라임사업에서 탈락한 영산대, 전주대, 한국교통대 등은 사업을 반대했던 교수 및 학생들을 징계하거나 고소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의 장기간 농성을 불러온 사업 또한 평단사업이었다. 이화여대 뿐 아니라 동국대, 창원대 등도 졸속적인 사업추진을 비판하며 평단사업 철회를 요구했다.

 

감사원도 지적한 총체적 부실

 

이러한 문제점은 이번 감사원의 대학재정지원사업 및 구조개혁 추진실태감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프라임사업은 청와대와 교육부가 상명대를 배제하고 이화여대를 선정하도록 부당 개입한 것 외에도, 2단계 대면 평가 시 상피(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평가위원에서 제외)를 신청한 평기위원들을 신청대학 평가에서만 배제하고 경쟁대학 평가는 허용함으로써 선정대학이 변경되게 했다.

 

또한 감사원 감사 결과는 프라임사업과 평단사업 이외의 재정지원사업도 문제가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학특성화사업(CK)은 사업대상자 선정 평가 결과가 나온 이후 선정기준을 변경하거나 선정기준과 달리 평가 결과 후순위 사업단을 사업대상자로 선정했다.

 

고교교육정상화 사업 역시 사업대상자 선정 기준을 사전에 마련해 공고하지 않고, 매년 사업대상 선정평가가 완료되어 대학별 평가 점수와 순위가 정해진 이후에야 선정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선정과 탈락 대학이 뒤바뀌는 사례까지 적발되었다. 교육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이 총체적 부실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대학재정지원사업 전면 개편 필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대학재정지원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신뢰성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며 대학구성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검찰은 특검 수사 결과와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자들을 엄중히 수사해야 한다. 아울러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이준식 교육부장관은 사퇴해야 한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학을 줄 세워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교육부 재정지원사업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 경제논리에 종속된 기조를 바꿔 대학 지원과 육성 관점에서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 현재의 몇몇 대학을 선정해 차등 지원하는 특수목적지원사업을 대학 교육 및 연구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일반지원사업 중심으로 전면 재편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전반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특정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차등지원 사업은 전반적인 질적 수준이 보장된 상태에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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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나라 전체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학이나 교수들이 유독 많이 등장해 더욱 충격을 주었습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대학 사회에 남긴 교훈과 과제를 정리해 네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1. 또다시 폴리페서

 2. 이화여대 입시 비리의 교훈

 3. 국립대 자율성 파괴한 정부의 총장선출 개입

 4.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 문제점

 

박근혜정부 임기 동안 국립대 총장 선출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우선 교육부가 국립대 총장 임명 제청을 거부해 사상 초유의 총장 공석 사태가 이어졌다. 공주대는 선거를 통해 총장 후보자 2명을 교육부에 추천했으나 교육부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임명하지 않아 20143월 이후 아직까지 총장 공석 상태다. 한국방송통신대(201410월 이후)와 전주교대(20153월 이후), 광주교대(201610월 이후)도 같은 이유로 총장이 임명되지 않고 있다. 전남대도 201611월 총장 후보자를 선출해 교육부에 추천했으나 2017113일 뒤늦게 총장이 임용되었다.

 

공주대 37개월, 한국방송대 31개월, 전주교대 26개월째 공석

 

이례적으로 2순위 후보자를 임명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립대 총장은 대학에서 총장추천위원회또는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라 2인 이상의 총장 후보자를 교육부장관에게 추천하면 교육부 장관이 인사위원회 자문을 거쳐 대통령에게 임용을 제청하고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동안에는 결격사유가 없는 한 대학에서 추천한 1순위 후보자가 임명되었는데, 박근혜정부에서는 경북대, 충남대, 경상대, 순천대, 한국해양대, 공주교대, 서울대 등에서 2순위 후보자가 임명되었다.


전국대학노동조합이 2016년 6월 20일 27개 국공립대 지부 대표자들과 함께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학 총장 후보자에 관한 교육부의 임명제청 거부를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 해결을 촉구했다.(이미지=대학노조 누리집)


이 외에 한국체육대는 2013년부터 대학에서 추천한 총장 후보자에 대해 교육부가 4차례나 임명을 거절 해 23개월간 총장 공석 상태였는데,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친박 김성조 전 의원을 추천하자 임명되었다. 부산대는 정부 정책과 달리 직선제로 선출 한 후보자를 추천했음에도 1순위 후보자가 임명되었는데, 여기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위순 후보자 무더기 임명

 

이처럼 전체 국립대 41(4년제 29, 전문대 1, 교육대 10, 방송통신대 1) 중에서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정부 개입으로 논란이 제기되어 언론에 보도된 경우만 14곳이다. 국립대 3곳 중 1곳은 정부 주도로 국립대 총장 선거 결과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뜻이다.


대학 구성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교육부는 민감한 개인정보운운하며 총장 임용 거부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임명이 거부된 1순위 후보들은 비위(非違)가 있거나 범법 행위 경력이 있다는 풍문에 심적 고통을 겪기도 했고, 대학에서는 권력 눈치를 봐가며 총장 후보자를 다시 선출하는 행정 낭비를 반복해야 했다.


학령인구감소와 지방대학 위기가 심각해 정부와 국립대의 대응책 마련이 절실했던 시기에 정부의 직간접적인 간섭과 통제로 국립대들은 이중, 삼중고를 겪어야 했다.

 

정권의 코드 맞추기와 정권 핵심인사 개입 의혹

 

지속된 논란에도 교육부와 청와대가 태도를 바꾸지 않았던 것은 박근혜정부 국정농단사건 전반에서 보여지듯이 국립대 총장 임용 또한 정권의 코드 맞추기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총장 임용제청이 4번이나 거부됐던 한국체육대에 친박 의원을 추천하자 곧바로 임용된 사례뿐만 아니라, 임용이 거절 된 경북대 총장 1순위 후보자에 대한 교육부 인사위원회 내용에 학교 발전보다 사회 문제 관여에 적극적인 성향이라는 평가가 있었다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비선 실세와의 관계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도 수차례 제기되었다. 2순위 후보자가 임명된 경북대, 공주교대, 충남대, 경상대, 서울대 등 총장 선출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개입했다는 언론의 의혹 보도들이 그것이다.


앞서 이명박정부가 총장직선제를 실시하는 대학에 불리하게 재정지원사업을 설계해 국립대 총장직선제를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이에 더해 박근혜정부는 간선제로 선출 된 후보자마저도 정권 코드와 맞는지 여부와 비선실세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임명 여부를 결정한 것이다.

 

법령 개정으로 국립대 총장직선제 무력화 추진

 

한편 박근혜정부는 20158월 부산대 고() 고현철 교수가 대학의 민주화와 자율화를 요구하며 목숨을 던진 것을 계기로 총장직선제 부활이 제기되자, 법령을 개정해 총장임용후보자를 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하는 간선제 방식으로 단일화하려고 했다. 물론 법령 개정이 무산되기는 했지만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려 했듯이 국립대 총장 선출 방식 또한 정부 의도대로 국정화하려 했던 것이다.


헌법 제31조 제4항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헌법 조항이 876월 항쟁의 결과물로 탄생했듯이 대학 총장직선제도 같은 시기에 도입되었다. 비록 국립대 총장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다하더라도 정부는 헌법 정신을 지켜 대학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 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정부는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대학이 추천한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는 등 국립대학 총장 선출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이는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국립대 총장선출 자율성 보장해야

 

국립대 총장을 직선제로 선출하든 간선제로 하든, 선출된 총장 후보자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이든 아니든, 그것은 대학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문제다. 정부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국립대 총장직선제를 무력화시킨다거나 총장 임명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간섭하고 통제하는 방식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 구성원들이 자율적민주적으로 총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립대에 필요한 것은 위기에 처한 지방 국립대들이 과거 명성을 되찾고, 지역균형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립대 설립운영의 책임자인 정부가 재정적, 행정적 지원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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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나라 전체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학이나 교수들이 유독 많이 등장해 더욱 충격을 주었습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대학 사회에 남긴 교훈과 과제를 정리해 네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1. 또다시 폴리페서

 2. 이화여대 입시 비리의 교훈

 3. 국립대 자율성 파괴한 정부의 총장선출 개입

 4.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 문제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정유라 이화여대 부정입학은 국민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 우리나라 주요 대학 가운데 하나인 이화여대에서 설마 그런 일이 있겠는가라는 일반의 인식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권력 앞에 무릎 꿇은 이화여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제기된 이화여대 비리 의혹의 핵심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부정입학과 출석 및 학점 부여 등의 특혜였다.


교육부 감사(201611)특검 수사’(20173), 감사원 감사(20173) 결과를 종합하면,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해당 교수들은 문체부 차관을 통해 최순실로부터 정유라를 합격시켜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정유라가 면접고사장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지참하도록 하고, 면접위원들에게 정유라를 뽑도록했다. 또한 이들은 출석대체 근거 없이 출석을 인정하고, 시험도 안보고 과제물도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정유라에게 학점을 부정하게 줬다.


이화여대 정유리 부정입학은 한마디로 대학이 권력 앞에 무릎 꿇은 것이고, 대학이 권력 앞에 얼마나 초라해질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이미지=이화여대 누리집 이화소식 갈무리)


이 과정에서 총장을 비롯해 입학처장과 단과대학 학장, 교수 등 대학의 핵심 인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설립 130주년의 역사를 가진 대학이 권력 실세의 딸 한 명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셈이다. 이 사건은 한마디로 대학이 권력 앞에 무릎 꿇은 것이고, 대학이 권력 앞에 얼마나 초라해질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또한 이화여대의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 사립대학이 부정비리를 예방하고 통제하는 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 확인시켜 줬다. 이미 이화여대는 1991년 음대 및 무용학과와 2004년 체육학부에서도 부정입학이 적발돼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년 만인 2017년에 똑같은 일이 적발됐다.

 

이화여대의 회계 운영 실태

 

부정입학은 당사자들끼리 밀실에서 추진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감시하거나 적발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외부에 공개되는 부분은 어떨까? 이화여대는 법인이 대학 운영에 필요한 비용 충당을 위해 보유하는 수익용기본재산 확보율이 법정기준 대비 45.7%(2016년 기준)에 불과하다. 또한 2015년 법인이 부담해야 할 교직원 법정부담금 약 113억 원 가운데 61.3%69억원만 부담했다. 아울러 감사원이 사립대 재정 감사에서 지적했던 법인이 부담해야 할 학교시설 건설비 등 429억 원 전액을 교비에서 충당했다.


이런데도 이화여대는 1984년 이후 교육부 종합감사를 한번도 안받았고, 2015년에 회계부분 감사만 받았다. 여기에서 드러난 부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부총장은 병원 법인카드로 명품백 등 1720여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했고, 교비회계로 넣어야 할 기부금 18천만 원을 법인회계로 세입 처리했으며, 부속병원 시설을 은행에 임대하고 받은 임대보증금 113천만원 역시 부속병원회계로 넣지 않고 법인회계로 세입 처리했다.


이와 함께 개인이 부담해야 할 경조사비를 법인 사무국장 및 명예총장이 1천여만 원을 법인회계에서 집행하고, 대학 보직자 98명이 8천여만 원을 교비회계에서 집행했다.


또한 이화여대는 충남 천안시 등 5개 지역의 교육용 토지 1,364,590(412,788)를 교육용으로 활용하지 않아 재산세 12,092만원을 납부했다 적발됐다. 교육부는 오래 전부터 과도한 학교시설 결정용지 등은 이를 해제하거나 처분하여 교육시설설비를 확충함으로써 교육의 내실화를 도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이화여대의 천안 부지는 제2캠퍼스를 만들겠다며 1988년부터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이 땅을 처분하지 않고 30여 년간 방치하면서 파주에 새로운 글로벌 캠퍼스를 추진하려다 무산됐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학 비리

 

이화여대의 재산 및 재정 운영 실태는 비단 이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망정 상당수 사립대학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정비리로 법의 심판을 받은 대학이 하나 둘이 아니다.


2011년 유영구 명지대 전 총장은 2,350억 원의 교비 횡령으로 7년형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복역 중이고, 건국대 김경희 이사장도 학교법인의 재산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돼 2016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2) 받았다. 또한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도 업무상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등으로 2017년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고, 이인수 수원대 총장도 사립학교법 위반과 소송비용 교비사용 건에 대한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이들 대학의 특징은 내부시스템에서 부정비리가 확인되지 않아 대학구성원들이 온갖 탄압을 무릅쓰며 문제 제기를 한 후 교육부나 검찰 등이 나서 확인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대학 부정비리 확인이 이토록 어려운 것은 교육부 감사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1979년부터 2014년까지 전체 사립대학 및 사립전문대학의 44.5%125교가 교육부 종합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고, 1회 받은 대학이 40.6%114교였다. 사립대학 관계자들이 일부 대학의 부정비리를 전체 사학의 문제로 얘기하지 말라고 하는 얘기가 무색해지는 이유다.

 

새 대통령, 획기적인 사립대학 개혁 방안 내와야

 

현재 우리나라 사립대학은 내부에서 통제하는 시스템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사립학교법대학 발전계획에 관한 사항 학칙의 제정 또는 개정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기 위해 교수직원학생이 참여하는 대학평의원회를 설치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전국 대다수 대학이 유명무실하게 운영하고 있다.


그나마 총장이 설립자나 법인보다 대학구성원 눈치를 살피며 대학을 운영하게 했던 총장직선제마저 대부분의 대학에서 사라졌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신임 총장 선거에서 교수, 직원, 학생 비율을 1:1:1로 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법인이 선출하는 간선제와 교수 중심의 직선제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자는 주장일 것이다. 정유라 부정입학 확인 과정에서 전임 총장과 해당 교수들이 보여 준 모습은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 당국과 교수들을 의심하고 분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대학 사유화를 막고, 부정·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대학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대학구성원의 대학운영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총장 선출 제도 개선과 대학평의원회의 위상과 역할 강화, 대학운영에 관한 정보공개 확대, 대학구성원의 자치기구 법제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59일 새롭게 선출될 대통령이 사립대학 개혁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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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나라 전체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학이나 교수들이 유독 많이 등장해 더욱 충격을 주었습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대학 사회에 남긴 교훈과 과제를 정리해 네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1. 또다시 폴리페서

 2. 이화여대 입시 비리의 교훈

 3. 국립대 자율성 파괴한 정부의 총장 선출 개입

 4.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 문제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사회에 엄청난 폭풍을 몰고 왔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방침은 이 사건의 의미와 파장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구속 8, 불구속 기소 7명 등 15명 재판에 넘겨져

 

이번 게이트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유달리 대학 교수들이 많이 개입되어 있다는 점이다. 검찰과 특별검사(특검)에 의해 지금까지 구속된 이 사건 관련자 20명 가운데 8[각주:1]이 현직 교수다. 불구속 기소된 사람 7[각주:2]까지 포함하면 교수가 15명이다. 이들이 재직하는 대학도 7[각주:3]이나 된다.


대통령 탄핵과 구속영장 청구 방침도 그렇지만, 단일 사건으로 이토록 많은 교수가 재판에 넘겨진 경우도 헌정사상 처음일 것으로 보인다. 재판에 넘겨지진 않았으나 국정농단 의혹 등으로 특검에 출두해 조사받은 교수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검찰 및 특검 수사결과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지시를 받거나 공모하여 온갖 불법행위를 자행했다. 그럼에도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나와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르쇠로 일관하다 위증 혐의까지 더해 처벌을 받게 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검찰과 특별검사에 의해 지금까지 구속된 이 사건 관련자 20명 가운데 8명이 현직 교수다. 불구속 기소된 사람 7명까지 포함하면 교수가 15명이다. 이들이 재직하는 대학도 7곳이나 된다.


또 다시 폴리페서, 피해는 고스란히 대학구성원 몫

 

정치 지향 교수를 일컫는 이른바 폴리페서’(politicsprofessor의 합성어)는 지금까지 주로 선거철에만 논란이 돼 왔다. 지난 해 국회의원 총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대학 교수가 60여 명이나 됐다. 교수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만 매몰된 채 학문 연구나 학생 교육을 소홀히 해 대학이나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이번 게이트는 선출직이 아닌 정무직[각주:4]에 진출한 대학 교수들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정을 농단한 추악한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민이 비리와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화여대가 한 사람의 부정입학을 위해 총장과 다수의 교수들이 함께 공모했다


이는 권력과 대학의 관계,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부정비리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들이 뉴스 중심에 섰을 때 해당 대학과 구성원들이 받았을 피해는 금전적으로 계산하기 힘들다. 부끄러움도 고스란히 대학 구성원 몫이다. 해당 대학 교수의 학생들이 강하게 항의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2013년 교수가 국회의원 출마할 경우 사표 내도록 법 개정

 

폴리페서논란이 일자 국회는 20138국회법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해 대학 총장, 학장, 교수, 부교수, 조교수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때에는 임기개시일 전까지 그 직을 사직하도록 했다.


그러나 장관 또는 차관, 청와대 비서관 등의 정무직에 임명됐을 경우 교육공무원법사립학교법[각주:5]등에 따라 휴직이 가능하고, 복무기간이 끝나면 바로 복귀할 수 있다. 다만, 국가공무원법사립학교법[각주:6] 에 따라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임용권자는 직위를 해제할 수 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휴직 중이던 안종범 전 수석은 성균관대에 사표를 냈고, 김종 전 차관은 직위해제 됐다. 이화여대는 현직 교수 신분이던 5명 구속자 모두를 직위해제 했고, 순천향대도 하정희 교수를 직위해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구속 기소로 재판에 넘겨진 교수 가운데 직위해제를 당하지 않았지만 이번 학기 수업이 없거나 수업 배치를 못 받은 교수도 있고, 수업을 맡은 교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직 진출 교수도 스스로 물러나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수천여 명의 대학 교수가 앞다퉈 각 후보 진영에 뛰어 들고 있다. 폴리페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교수의 정치 참여나 공직 진출을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 본다. 학문적 성과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분명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그러나 교수 개인의 정치적 욕심과 이로 인한 대학의 연구 풍토 저해 및 학생들 수업권 피해라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의 하수인 된 교수들을 본 국민과 대학구성원들은 폴리페서를 더욱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학 교수가 국회의원이 되면 교수직을 사퇴하듯 정무직에 임명된 교수들도 본인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 대학도 관련 규정을 마련해 정무직에 나간 교수가 강단에 복귀하고 싶다면 엄격한 심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인사청문회 등에서 각종 비리 의혹 등으로 낙마할 경우 대학에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1. 김경숙(이화여대), 김종(한양대, 문체부차관), 김종덕(홍익대, 전 문체부 장관), 남궁곤(이화여대), 류철균(이화여대), 안종범(성균관대, 청와대 대통령 정책조정수석), 이인성(이화여대), 최경희(전 이화여대 총장) [본문으로]
  2. 김상률(숙명여대,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소영(숙명여대,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이경옥(이화여대), 이원준(이화여대), 이임순(순천향대), 정기양(연세대), 하정희(순천향대) [본문으로]
  3. 성균관대, 숙명여대, 순천향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홍익대 [본문으로]
  4. 선거로 취임하거나 임명할 때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공무원, 고도의 정책결정 업무를 담당하거나 이러한 업무를 보조하는 공무원으로서 법률이나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의 조직에 관한 대통령령에서 정무직으로 지정하는 공무원(국가공무원법 제2조 제3항 제1호) [본문으로]
  5.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4호, 제3항 및 제45조, 제1항 제2호 또는 「사립학교법」 제59조 제1항 제4호 [본문으로]
  6.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제4호 또는 「사립학교법」 제 58조의2 제1항 제3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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