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앞두고 대학과 청소노동자들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대학들은 최저임금이 인상되어 정규직을 줄이고 임시직 등 아르바이트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반발한 청소노동자들은 학교시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연세대 본관을 점거중인 청소노동자들이 알바 용역업체와 충돌해 1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현재 연세대, 홍익대, 동국대 등에서 청소노동자가 농성을 하고 있다. 고려대는 30일 '알바채용'을 철회하고 전일제 노동자를 채용키로 결정했다. 노동자들과 학생들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학 적립금을 사용해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학은 적립금은 용도 제한이 있어 청소노동자 고용에 쓸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적립금 관련해 어느 쪽 주장이 맞을까. 



대학은 "적립금은 법에 따라 건축기금이나 장학금 등 정해진 용도에 따라 집행해야 하므로 노동자 임금으로 쓸 수가 없다"고 주장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해진 용도에 써야 하는 것은 맞지만 노동자 임금으로 전용할 수 있다.


사립학교법 32조의2 제3항은 "적립금은 그 적립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학측 주장의 전반부는 맞다. 그러나 사립대학 회계 규정인 사학기관 재무ㆍ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 제13조는 '총장은 동일 관내의 항간 또는 목간에 예산의 과부족이 있는 경우에는 상호 전용할 수 있다'(이사회 보고 필요)고 규정하고 있다.


'항간' 또는 '목간'이란 대학회계 예산 과목을 나누는 '관', '항', '목' 가운데 '항' 또는 '목' 사이를 말한다. 사립대학 회계에서 적립금과 관련한 '관'은 '투자와 기타자산 지출'이고, '항'은 '원금보존적립기금적립'과 '임의기금적립'이며, '목'은 각각 '연구적립금', '건축적립금', '장학적립금', '기타 적립금' 등으로 나뉜다.


다시 말해 '항간' 또는 '목간'의 전용은 '원금보존적립기금적립'과 '임의기금적립'간에 서로 변경해 쓸 수 있으며, '연구적립금', '건축적립금', '장학적립금', '기타 적립금'도 서로 간에 변경해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 제 17조에 따른 대학 적립금 계정 과목 분류.


실제 이화여대는 반값등록금 논란이 한창이던 2011년 건축적립금에서 500억원, 기타적립금에서 850억원을 각각 전환해 1천350억원의 장학적립금을 마련한 바 있다. 이화여대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목간' 전용을 허용하는 사학기관 재무ㆍ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들이 적립금을 "노동자 임금으로 쓸 수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거짓이다.


대학별 편차가 크기 때문에 모든 대학에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논란이 되는 대학들은 적립금 규모가 매우 큰 대학들이다. 지난해 2월 28일 교비회계 기준, 동국대는 762억원, 홍익대는 7430억원, 연세대는 5307억원 등이다. 이들 대학은 2011년 대비 교비회계 적립금이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결론은 대학들이 청소노동자 지원 예산을 마련할 의지만 있으면 적립금 사용 용도를 변경해 기타 적립금에 '청소노동자 지원 기금'을 마련하면 된다. 경희대는 지난해 7월 청소노동자 135명을 전원 정규직 채용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팩트체크 전문 사이트 뉴스톱에도 실렸습니다.


18일자 <매일경제>정부돈 160억 받고 지원 끊기자 "문 닫겠다"는 전문대학원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포스텍이 20122월부터 160억원의 정부 지원을 받아 엔지니어링전문대학원을 신설했으나 정부 지원이 중단되자 폐지키로 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기사는 또한 포스텍이 대학원 설치 이후 비전임인 연구교원들을 1년 단위 계약직 형태로 고용한 뒤 '인건비를 직접 벌어오라'며 그 결과인 재정 기여도를 따져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 사업은 20116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문직업인을 육성하는 '전문대학원'을 표방하며 독자적으로 추진한 사업이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문제가 있었다. 당시 지식경제부는 선진국 수준의 전문 교육기관 설립을 통하여 엔지니어링 분야의 고부가가치 핵심역량을 겸비한 글로벌 엔지니어링 리더 육성을 목적으로 포스텍에 엔지니어링전문대학원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텍 엔지니어링대학원 누리집 이미지

 

지식경제부는 사업 공고에서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2011년도 전문대학원 설립 인가를 득하지 못할 경우 선정취소 및 지원이 중단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포스텍은 설립 준비 미비로 전문대학원 설립 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경제부는 포스텍을 사업 대상자로 결정하고 엔지니어링대학원을 전문대학원이 아닌 일반대학원에 개설했다.(포스텍은 2013년 전문대학원 설립 인가를 받았다) 정부 스스로 규정을 어긴 것이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포스텍은 “2011년 연세대, 고려대, KAIST 등과 함께 정부 지원금을 받는 엔지니어링전문대학원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정부 지원 종료 후에도 포스텍이 지원·육성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이 대학원 홈페이지의 대학원장 인사말이나 대학원 비전에도 세계7대 엔지니어링 강국 진입을 선도하는 대학원이라고 명기된 것을 보면, 정부 지원 종료 후에도 계속 운영하겠다는 당초 약속은 사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스텍은 이 약속과 다르게 정부 지원이 끊기자 대학원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포스텍 법인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201831일부로 엔지니어링대학원을 폐지하고 철강대학원과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엔지니어링대학원 재적생 전원이 졸업하는 시점까지 철강대학원 내에 세부전공을 신설하기로 했다.

 

포스텍의 엔지니어링대학원 설립과 폐지 과정을 보면, 우리나라 대학재정지원사업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수십년간 교육부를 비롯해 정부 부처마다 대학을 지원하면서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특정 목적의 정책을 세우고 주요 대학을 사업자로 선정하는 선별 지원을 해 왔다. 시장논리에 따라 정부 지원에 비례한 대응자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포스텍이 연구교원들에게 외부에서 예산을 끌어오라는 압박을 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 대학 재정지원 사업이 바뀌고, 예산을 지원 받았던 대학은 사업을 접는 일이 부지기수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학 구성원 몫이다. 새로운 정권은 똑같은 행태를 반복한다. 주요 대학들은 정권과 사업 변화에 상관없이 정부 예산을 독식해 왔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우선 정권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임기 중에 무리하게 사업을 계획하고 시행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부처가 대학에 지원을 하고 있음에도 이를 총괄 관리하고 평가하는 곳이 없는 것도 문제다. 만약 정부 지원 사업을 총괄하는 부서나 기관이 있어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대학에 패널티를 부여한다면 과연 포스텍이 이런 일을 벌일 수 있었을까.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사업은 중장기적 안목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교육부 외의 부처가 대학에 지원할 경우 비슷한 사업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재정지원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기관이나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 부처간 유사 사업에 중복 투자를 해 예산을 낭비하는 일도 막을 수 있고, 정부 부처 사업 유치를 위한 대학간 소모적인 경쟁도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그 동안 정부가 '선택과 집중' 논리에 따라 소수 대학만 집중 지원했던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문재인정부가 특정사업 중심의 예산(특수목적지원사업) 지원을 줄이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재정지원사업을 다시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방침은 교육부 예산만 해당된다. 또한 일반재정지원사업 예산 규모가 얼마인지, 어떻게 분배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

 

정부는 일반지원사업 예산을 확대하고, 지원대상을 늘려 그 동안 특수목적지원사업으로 발생했던 대학간 양극화 심화, 학문적 불균형 등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1. 문재인정부 출범

 

헌정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탄핵 이후 5월 실시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대통령이 당선됐다. 이로 인해 대학 정책도 큰 변화를 맞게 됐다. 문재인대통령은 대학 관련 대선 공약으로 대학등록금 부담 획기적 경감(입학금 폐지 및 반값등록금 추진) 사학비리 근절 거점 국립대 집중육성 지역 소규모 강소 대학 육성 지원 공영형 사립대 전환 및 육성 대학서열화 완화 및 대학경쟁력 강화 대학재정지원 사업 개편 및 대학 자율성 확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전문대학 질 제고 등을 제시했다.

문재인정부 첫 교육 수장으로 임명된 김상곤 교육부총리는 취임사에서 개혁의 핵심은 특권으로 불평등하고, 경쟁만능으로 서열화되어 있는 불행한 교육체제를 바꾸는 것이라며, 대학 관련해서 공공성과 자율성을 신장시키고, 지역 국립대와 건실하고 유능한 사립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 국가교육회의를 신설하고,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을 의장에 임명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의장을 포함해 21명 위원으로 구성되며, 중장기 국가계획 및 주요 정책 교육재정 확보 방안 및 교육복지 확대 방안 고등교육 공공성 확대를 위한 고등교육 혁신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대교연 발간자료] 19대 대선, 대학 관련 공약 검토(170506)

[대교연 논평] 김상곤 교육부장관에게 바란다(170710)

[대교연 추천자료]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170721)


 

2. 입학금 폐지와 입시전형료 인하

 

대학 입학금 폐지가 현실화 됐다. 그동안 입학금은 금액이 천차만별인데다 성격과 징수목적, 산정근거 등이 불분명해 계속 논란이 됐었다.

지난 8월 전국 국·공립대총장협의회가 2018학년도 입학금 폐지를 결정했다. 사립대 역시 교육부가 9월부터 사립대 입학금 제도 개선 협의회를 구성하고 논의를 시작했으나 입학금 폐지에 따른 재정손실 보전방안을 두고 갈등을 겪었다. 교육부는 11월부터 학생도 참여시킨 대학학생정부 간 입학금 제도 개선 협의체를 구성했고, 1129대학 입학금 전면 폐지 합의를 발표했다. 사립대는 2018년부터 4-5년 간 단계적으로 입학금의 80%를 감축하고, 20%는 국가장학금으로 지원하여 사실상 입학금을 폐지키로 했다.

전문대학 역시 12월 현재 교육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입학금 폐지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입학금 폐지 대상에 대학원생은 제외되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학 입시 전형료도 합리적이지 못하고 과다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대입 전형료 인하에 자발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고, 전국 4년제 대학 202개교 중 197개 대학이 인하 계획에 참여했다. 2018학년도 대입전형료는 전년도 대비 15.2% 인하됐다.

 

[대교연 추천자료] 2017년 대학 입학금 현황(170428)

[대교연 추천자료] 2017년 전문대학 입학금 및 등록금 현황(170502)

[대교연 발간자료] 19대 대선, 대학 관련 공약 검토(170506)

[대교연 논평] 사립대 입학금 폐지, 정부 의지에 달렸다(171108)

  


3. 총장직선제 부활

 

문재인정부는 국정과제의 하나로 ‘2018년부터 국립대 총장후보자 선정방식과 재정지원 사업 연계 폐지를 통한 교육민주주의 회복을 선정했다. 교육부는 8, ‘국립대학 총장 임용제도 운영개선 방안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대학 자율권 확대 방침을 공표했다.

과거 국립대 총장은 교수 직선제를 통해 선출됐으나 이명박정부가 총장 선출방식과 재정지원사업을 연계해 직선제를 사실상 폐지했고, 박근혜정부는 노골적으로 국립대 총장 임명에 개입했다. 이 과정에서 대학구성원들은 많은 반발을 했고, 급기야 부산대 고현철 교수가 투신하는 불행한 일도 있었다.

정부의 국립대 총장 선출 자율권 확대 방침에 따라 군산대와 제주대는 직선제를 통해 총장 후보자를 선출하고 교육부에 임용 제청을 요구한 상태다. 경북대는 교수평의원회에서 총장직선제 규정안을 의결했고, 전북대, 광주교대는 교수회에서 총장직선제를 결정해 규정안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국립대의 이런 흐름은 사립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신대는 교수, 학생, 직원이 총장 선거에 직접 참여하는 내용의 협약서를 채택했고, 감신대 역시 2018년 봄 학기 내에 교수, 학생, 직원, 이사, 동문을 포함해 총장 직선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이 투표 반영 비율에서 교수가 압도적으로 높고, 다른 구성원들은 매우 낮아 직선제가 형식에 그친다는 지적이 있어 법·제도 개선 요구가 높아질 전망이다.

 

[대교연 논평] [국정농단과 대학-3] 사상 초유의 국립대 총장 공석 사태(170403)

[대교연 발간자료] 19대 대선, 대학 관련 공약 검토(170506)

[대교연 논평] 대학은 정치인, 언론인 머물다 가는 ‘휴식처’ 아니(170531)

[대교연 논평] 국립대 총장직선제, 구성원 참여 확대 안하면 의미 없다(170803)


 

4. 2기 대학구조개혁과 재정지원사업 개선 방안 발표

 

교육부는 1130경쟁중심에서 벗어나 공공성과 협력의 가치회복이 필요하다며 대학기본역량 진단 추진계획 및 재정지원사업 개편시안을 발표했다.

기존 구조개혁평가를 대학기본역량진단으로 전환하고, 평가 결과 하위 40% 대학에 향후 3년간(18~21) 2만명 감축을 권고하는 방안이다. 상위 60% 대학은 정원 감축 여부를 대학 자율에 맡기고, ‘일반재정지원사업을 신설해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방안은 평가를 통한 하위대학을 정원감축 대상으로 삼아 과거 정부 구조조정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하위 40%’만을 대상으로 정원 감축을 권고할 경우 지방대와 중소규모 대학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 이들의 위기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가 대학 운영비를 지원하는 일반재정지원사업2019년부터 신설되는데, 구체적인 예산 규모가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방안이 대선 전인 3월에 발표한 ‘2주기 대학구조개혁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문재인정부 목소리가 오롯이 담기지는 않았다. 따라서 대학 공공성과 협력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원 감축 정책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121, 대학기본역량진단 관련 공청회가 파행되자 교육부는 서면공청회로 대체했는데, 340여개 대학 중 170여 곳이 의견이나 질의사항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교연 논평] 논란 많은 대학정책 계속 이어가겠다는 교육부 업무계획(170125)

[대교연 논평] 대학 양극화 심화 우려되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170310)

[대교연 논평] [국정농단과 대학-4] 공정성과 투명성 무너진 대학재정지원사업(170404)

[대교연 발간자료] - 대학 재정지원 정책 평가와 대안(170511)

[대교연 최신자료] - 문재인정부, 대학 정원 감축 정책, 발상 전환 필요하다(171205)

 

 

5. 서남대 등 폐교와 잔여재산 논란

 

대학 폐교 결정이 잇따랐다. 지난 10, 교육부는 한중대와 대구외국어대 폐쇄명령을 내린데 이어 11, 서남대 폐교방침도 확정했다. 이로 인해 한중대 학생 1,047, 교직원 166, 대구외국어대 학생 392, 교직원 29, 서남대 학생 2,010, 교직원 210명이 배움터와 일터를 잃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구조조정의 본격화로 대학 폐교는 예고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대학의 폐교 원인은 대학운영자의 부정비리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다. 한중대는 운영자가 380억 원에 이르는 교비회계 횡령불법 사용액을 환수하지 않았고, 교직원 임금체불액도 3339천만원에 달했다. 대구외국어대도 대학설립 인가조건인 수익용기본재산 30억 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이를 확보하려고 운영자가 교비에서 불법으로 돈을 빼냈으며, 서남대도 감사결과 설립자가 교비 333억 원을 횡령하고 교직원 급여 156억 원을 체불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러한 사실은 잔여재산 귀속논란으로 이어졌다. 대학운영자가 교비횡령 등으로 대학과 구성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도 현행법상 잔여재산을 법인 산하 다른 교육기관 등을 통해 고스란히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잔여재산 귀속을 일부 제한하자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12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해 법사위와 본회의 논의를 앞두고 있다.

 

[대교연 발간자료] 대학 재정지원 정책 평가와 대안(170511)

[대교연 논평] 김상곤 교육부장관에게 바란다(170710)

 

 

6. 대학원생·조교 권리 찾기 본격화

 

인권 사각지대, 노동자로서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대학원생·조교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도 대학원생 조교에게 수만 장의 논문과 자료를 스캔하도록 지시한 이른바 스캔 노예사건이 일어나 사회적 논란이 됐으며, 인건비나 장학금 갈취, 성폭력과 성희롱, 논문대필, 가혹행위까지 대학원생·조교에 대한 인권침해는 끊임없이 불거졌다. 일부 대학이 인권센터 설치나 권리장전 제정 등의 대책을 내놓고는 있으나 그 수가 적고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전국대학원총학생회협의회등 대학원생들이 국회의원, 변호사단체 등과 연대해 실태조사와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섰다. 그 결과 인권센터 설치를 의무화하고, 성폭력 인권피해 등에 대한 대학교원 징계시효 연장, 조교의 근로환경 정보공개 등의 대학원생 인권향상을 위한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1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동국대 총장을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201612월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가 조교 458명을 대표해 교직원과 같은 업무를 맡고 있음에도 노동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총장을 고발한데 따른 조치다. 향후 진행 과정을 지켜봐야겠지만, 대학원생 조교의 4대 보험·퇴직금 등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던 대학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교연 발간자료] 19대 대선, 대학 관련 공약 검토(170506)

[대교연 추천자료] 지방대학원 정원 미달해도 양적팽창 거듭, 지역별 편차 커(171102)

[대교연 발간자료] 대학원생 실태진단(2017)(171128)

 


7. 계속되는 사학 비리 vs 사학 개혁

 

수원대, 평택대, 두원공대 등 새 정부 들어서도 사학 부정·비리가 계속 적발되고 있다. 교육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12월 부총리 직속으로 사학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교육부 내에 실무추진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교육부 홈페이지에 사학 발전을 위한 국민제안센터를 개설하고 사학비리 제보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 11월에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임시이사 선임 법인 정상화 심의 원칙을 법령으로 상향조정하는 사립학교법시행령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부정·비리 당사자들의 사학 복귀 통로라는 비난을 의식해, 정상화 심의원칙에 사학비리와 부정으로 파면됐거나 관할청으로부터 해임된 자는 정상화 이후 이사추천권을 전부 또는 이사정수의 1/2로 제한하기로 했다.

사학 부정비리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자체 노력과 별개로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회에서 앞서 설명했던 비리 사학 잔여재산 귀속을 일부 제한하자는 내용 외의 논의가 전혀 없는 상태여서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지난 8월 사학비리의 대명사로 불리던 상지대는 10년 만에 학내분규 종식을 선언했다. 정부의 임시이사 파견과 총장직무대행 선임, 상지학원 이사회 학내 개최 등이 이뤄지면서, 상징적 의미로 천막농성장을 철거하면서 학내분규 종식을 선언한 것이다.

 

[대교연 추천자료] 대학재정지원사업 공정성ㆍ투명성 제고를 위한 공동 운영ㆍ관리 매뉴얼(170118)

[대교연 논평] '소송비용 교비지출 불법'에 쐐기박은 심화진 총장 판결(170217)

[대교연 논평] [국정농단과 대학-2] 이화여대 정유라 특혜 비리가 남긴 교훈(170331)

 

 

8. 현장실습 매뉴얼 개선에도 열정 페이논란 여전

 

지난 11월 제주에서 발생한 특성화고 학생의 현장실습 중 사망 사건으로 고교생의 조기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은 내년부터 폐지된다. 대학 현장실습도 무보수 노동’, ‘열정 페이논란이 지속돼 왔다.

2016년 대학생 현장실습은 9만여 기업에 15만명 가량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41.2%에 해당하는 63,521명은 현장실습 참여 기업체로부터 금전으로 제공하는 실습지원비를 한 푼도 지원받지 못했다.

교육부는 올 3대학생 현장실습 운영규정을 개정했지만, “현장실습에 소요되는 비용의 산정 및 부담 방법 등은 대학과 실습기관이 협의하여 결정하도록 해 현장실습비 논란은 개선될 기미가 없어 보인다.

현장실습은 이명박정부가 대학교육을 산업’, ‘직무’, ‘취업중심으로 재편하려 2011년부터 확대 추진한 정책으로 정부 재정지원과도 연계해 왔다. 20171월 공고된 박근혜정부의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역시 평가지표로 현장실습 이수 학생 비율에 상당한 배점을 주었다.

현장실습이 교육보다 취업과 재정지원의 수단으로 강요되는 상황에서 대학 현장실습의 목적과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 진단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교연 추천자료] 현장실습 대학생 6만3천여명 실습비 한푼 못받아(171018)

 


9. 국공립대 대학평의원회 설치

 

지난 11, 사립대학에만 설치해 왔던 대학평의원회를 국공립대학에도 설치토록 한 고등교육법개정안(19조의2)이 공포(2018529일 시행)됐다. 대학평의원회는 대학 발전계획 학칙 제정 또는 개정 사립대학 학교법인 임원 또는 개방이사추천위원회 위원 추천 그 밖에 교육에 관한 중요 사항으로서 학칙 또는 정관으로 정하는 사항을 심의하고 교육과정 운영 대학헌장의 제정 또는 개정 사항을 자문한다.

구성은 교원, 직원, 조교 및 학생, 동문 등 11명 이상으로 구성하되, 어느 한 구성 단위 평의원 수가 전체 평의원 정수의 2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공립대도 대학 구성원이 대학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런데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대학평의원회 설치를 반대하는 성명을 내고 고등교육법재개정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대학평의원회 설치가 “(국립)대학 교수 등 교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독소조항인데다가 교수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 동안 국립대학이 교수회 중심으로 운영돼 왔으나 대학평의원회가 설치되면 교수가 평의원 정수의 2분의 1을 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 된다. 그러나 사립대는 2005년부터 교수, 학생, 직원 등이 참여하는 대학평의원회를 별다른 문제없이 운영하고 있어 이들의 움직임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교연 정보공개청구결과] 전국 국․공립대 재정위원회 구성 현황(150820)

[대교연 추천자료] 서울대 비정규직 관련 법률 위반 및 운영 실태(161022)

[대교연 발간자료] 사립대학 공공성·투명성·민주성 확대방안(2016)(161130)

 


10. 국정농단 교수 대거 징역형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대학교수들이 대거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교수들은 7개 대학 총 15명이다. 단일사건으로 이토록 많은 교수가 재판에 넘겨진 것은 헌정사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현재 1, 2심 재판부는 이들 가운데 11명에게 징역형을, 2명에게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징역형을 받은 교수 가운데 6명은 실형을, 5명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심 판결이 20181월에 예정되어 있는 1명은 중형의 실형이 예상되고 있다.

그간 대학 교수는 선거철에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교육 및 연구활동 등 본연의 역할을 등한시한다며 폴리페서란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수많은 대학 교수들이 권력과 결탁해 부정비리를 저질러 국가 전체를 혼란에 빠트린 경우는 찾기 어려웠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이 컸었다.

그러나 이토록 큰 파장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취한 조치가 서로 달라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학 교수가 교원 본분에 배치되는 행위를 하거나, 직무상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때,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사립학교법등에 따라 징계를 받게 된다. 그러나 12월 현재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내린 대학은 일부에 그쳤다. 대학 구성원들이 받은 피해를 생각했을 때 징계를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대교연 논평] [국정농단과 대학-1] 국정농단사건 하수인 된 ‘폴리페서’들(170328)

[대교연 논평] [국정농단과 대학-2] 이화여대 정유라 특혜 비리가 남긴 교훈(170331)

[대교연 논평] [국정농단과 대학-3] 사상 초유의 국립대 총장 공석 사태(170403)

[대교연 논평] [국정농단과 대학-4] 공정성과 투명성 무너진 대학재정지원사업(170404)



11-30(목)09시30분이후보도자료(`18년 대학기본역량 진단,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hwp



교육부는 1130대학기본역량 진단 추진계획 및 재정지원사업 개편시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방안에서 경쟁중심 대학 발전 접근에서 벗어나 공공성과 협력의 가치회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고등교육은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에 따라 정부 역할을 축소하고, 대학 간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정책이 중심적으로 추진되어왔다. 그 결과 대학교육의 공공성은 점점 취약해지고, 대학서열화와 학벌주의는 더욱 고착화됐다. 따라서 정부가 공공성과 협력의 가치를 회복시키겠다고 한 것은 대학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교육부는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구조개혁평가대학 기본 역량 진단(이하 역량진단)’으로 전환하고, ‘일반재정지원사업을 신설해 역량 진단에서 일정수준 이상 받은 대학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1주기 구조개혁 평가(2015년 실시, 2013년 대비 2018년 입학정원 감축)가 전체 대학을 등급을 매겨 서열화하고, 지원과 연계되지 않아 교육여건 개선이 미흡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국립대를 육성하고, 사립대를 공영형으로 전환하며, 사학비리를 근절시키겠다는 방안도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되는 정책으로 보여진다.

 

정원정책, 기존 정책 틀 못 벗어나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방안은 줄 세우기식 평가를 통해 하위대학을 정원감축 대상으로 한 과거 정부의 구조조정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이번 방안은 조기 대선으로 출범한 문재인정부가 새롭게 구조조정 정책을 마련할 기간이 너무 짧고, 대선이 있기 전인 지난 3월에 ‘2주기 대학구조개혁 기본계획이 발표되어 대학들이 이미 준비에 돌입했다는 시기적 한계가 있었다.


정부 역시 이번 역량진단을 과도기 정책으로 규정하고, 향후 고등교육 전문가현장 등의 의견을 수렴해 2021년 시행할 새로운 진단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1년 시행할 새로운 진단방안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이번 방안이 교육부 스스로 평가한 1주기 구조조정방안의 문제를 해소하거나 적어도 완화시키는 방안이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이번 방안은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


대학 기본 역량 진단방안은 외피는 바뀌었을지 모르나, 평가 하위 대학을 대상으로 한 기존 정책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 방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8년에 교육여건, 대학운영 건전성, 발전계획 및 성과 등 역량을 진단하고, 하위 40% 대학을 대상으로 향후 3년간(18~21) ‘2만명감축을 권고한다는 것이다. 상위 60% 대학은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해 정원 감축을 권고하지 않고, ‘일반재정지원사업을 신설해 지원할 방침이다. 하위 40% 대학이 2만명의 정원감축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1주기 평가에서 A등급을 제외한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정원 감축을 시도했음에도 수도권 입학정원 비중은 201337.5%에서 201739%4년만에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2천명 이상대학의 입학정원 비중도 51.2%에서 52.1%로 소폭 상승했다.


교육부 방침대로 60%를 자율개선대학이라는 이름 아래 정원감축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물론 교육부는 자율개선대학을 권역별로 선정하여 이러한 문제를 최대한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율개선대학 60% 10%는 권역별 구분없이 선정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당초 2주기 구조개혁을 통해 감축하려던 5만명 중 2만명을 역량진단을 통해 감축하고, 나머지 3만여명은 시장즉 학생 선택을 받지 않은 대학들이 자연 감축하는 방식으로 해소한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지방대학이 정원감축의 주 대상이 되는 현상은 1주기때 보다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법인 및 구성원참여지표 신설, 바람직하나 실효성 의문

 

한편 정부는 이번 역량진단방안을 통해 법인전입금 또는 법정부담금 비율 등 법인의 책무성과 구성원 참여소통계획을 새롭게 진단하기로 했으며, 부정비리 대학에 대해서는 감점 폭을 확대하는 등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법인지표의 경우 평가 기준이 법정기준인지 사립대 평균인지 불명확하고, 그나마 전문대는 1단계 평가에는 적용하지 않고, 2단계 평가에만 적용한다. ‘구성원 참여소통지표는 등록금심의위원회, 대학평의원회, 개방이사 등을 법령상 요건(대표성 등)에 맞게 구성운영하려는 계획 등을 진단하는 것인데, 대부분 대학들이 형식상으로는 요건을 준수하고 있어 지표 삽입만으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반면, ‘충원율지표는 10(4년제 대학 기준 신입생 4, 재학생 6)으로 1주기 평가 때보다 2점 높아졌다. ‘충원율은 대학 자체역량보다 수도권 과밀화 및 지방공동화 현상이라는 사회적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지표로, 대학의 기본역량을 진단하는 지표로는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

 

일반재정지원사업, 지원 규모와 지원 대학 수 적어

 

이번 정책에서 주목되는 사항은 일반재정지원사업의 부활이다. 교육부는 2019년부터 운영비 지원 성격의 일반지원사업을 신설해 역량진단에서 상위평가를 받은 대학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대학 재정지원사업은 2004년 이후 평가를 통해 선별차등 지원하는 특수목적지원사업으로 전면 개편됐다. 특수목적지원사업은 중복지원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심화, 대학 간 불평등 확대, 평가지표에 따른 대학의 획일적 운영, 학문간 불균형 등의 문제를 낳았다. 따라서 정부가 대학 운영비를 지원하는 일반지원사업을 다시 신설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로 해석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예산 규모가 제시되지 않아 일반재정지원사업이 안정적 재정지원으로서 의미 있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ACE(2018년 예산 740억원), PRIME(1,482억원), CORE(425억원), WE-UP(38억원) 사업을 일반지원사업으로 전환하고, 100교 내외 대학에 대학 당 20~5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에 근거하면 관련 예산은 3~4천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입학금 폐지에 따른 사립대 재정 감소액(입학금의 80%)3천억원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일반지원사업 규모는 대학 재정 확충 방안으로서 매우 부족하다. 지원 대학 수(100교 내외)도 전체 대학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정원정책, 종합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정부가 공공성을 높이고, 협력 가치를 회복시키겠다는 정책 기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정원 감축은 과거 대학설립준칙주의와 정원자율화 정책으로 방만해진 우리 대학이 적정한 규모를 갖추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학 교육여건을 어떻게 개선할지,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간 균형은 어떻게 맞출지,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위상을 어떻게 조정할지, 국립대를 어떻게 육성할지 등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대학 재정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재정을 확대하고, ‘일반재정지원 사업지원 규모와 지원 대학 수를 크게 늘려야한다. 그래야만 대학들도 안정적인 재정을 기반으로 발전방안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사립대 입학금 폐지, 정부 의지에 달렸다

논평및보도자료 2017.11.08 11:19 Posted by 대학교육연구소

입학금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지난 8월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는 입학금 폐지를 결의했으나 사립대는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이하 사총협’)가 등록금 인상안을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교육부와 합의가 결렬됐다.

 

이에 교육부는 대학·학생·정부간 입학금 제도 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입학금 폐지를 재논의하기로 결정, 지난 2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교육부는 입학 실소요비용 20%를 제외한 나머지를 5-7년 이내에 감축하고 입학금의 단계적 축소폐지 대학에 대하여 국가장학금 유형 및 일반재정지원사업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한 2차 회의가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입학금 폐지하면 정부가 국고로 지원해 준다?

 

국공립대 입학금 폐지에 이어 사립대 입학금 폐지도 본격 논의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논의 가운데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이 있다.


교육부와 사립대학간 논의의 핵심은 입학금을 폐지하면 대학들이 손실 보는 재정 보충을 어떻게 할 것이냐이다. 정부는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면 국가장학금이나 일반재정지원사업 인센티브를 통해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고, 사립대학 일각에서는 등록금 인상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사립대학들이 입학금을 폐지하면 정부가 부족분을 지원하는 것이 과연 필요할까?


대학 입학금은 성격과 징수목적, 산정근거 등이 불분명해서 계속 논란이 돼 왔다. 교육부는 과거 학교의 설립 경영자는 수업료와 그 밖의 납부금을 받을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에 규정하고 있으며, 입학금은 동 조항의 그 밖의 납부금에 해당하는 등록금의 구성요소 중 하나로, 신입생 입학에 소요되는 경비뿐만 아니라, 다른 항목의 수입과 합산되어 교직원 인건비, 학생복리비, 시설비, 장학금 등 학교운영 전반에 사용된다"[각주:1]고 밝힌 후 얼마 전까지 이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교육부가 입학금이 교직원 인건비, 학생복리비, 시설비, 장학금 등 학교운영 전반에 사용된다고 밝힌 점은 입학금수업료의 구분을 스스로 무너뜨려 입학금의 성격과 징수목적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 결과, 사립대학 입학금은 천차만별이다. 대학들이 마음대로 인상한 결과다. 사립대 학생 1인당 입학금 분포를 보면, 입학금이 없는 대학부터 최고 100만 원 이상 징수하는 대학까지 있다.(<표-1> 참조)


<표-1>2017년 전국 사립대학 학생 1인당 입학금 분포

(단위 : 대학 수, %)

구분

50만원 미만

50만원대

60만원대

70원대

대학 수

16

27

24

35

비율

10.3

17.4

15.5

22.6

구분

80만원대

90만원대

100만원 이상

합계

대학 수

25

27

1

155

비율

16.1

17.4

0.6

100.0

자료 : 대학알리미


대학들이 입학금을 이처럼 자의적으로 징수한 결과, 대학별 입학금 수입도 큰 차이가 난다. 2016년 사립대학 결산서에 나타난 입학금 수입 액수를 보면, 5억 원 미만에서 100억 원 이상까지 무려 2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표-2> 참조) 물론 1인당 입학금이 높아도 학생 수가 적어 전체 징수액이 적은 대학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1인당 입학금이 높은 대학의 전체 징수액이 높았다.


<표-2> 2016년 전국 사립대학 입학금 수입 총액 분포

(단위 : 대학 수, %)

구분

5억원 미만

5억원~15억원 미만

15억원~20억원 미만

20억원~30억원 미

대학 수

37

46

23

17

비율

24.2

30.1

15.0

11.1

구분

30억원~50억원 미만

50억원~100억원 미만

100억원 이상

합계

대학 수

14

13

3

153

비율

9.2

8.5

2.0

100.0

) 자료 미비 제외 : 케이씨대, 침례신학

자료 : 2016년 전국 사립대학 결산 집계표


구체적으로 전체 입학금 수입이 50억 원 이상인 16개 대학 가운데 3개 대학을 제외한 13개 대학의 학생 1인당 입학금은 90만 원 이상이다. 반면, 전체 입학금 수입이 5억 원 미만인 37개 대학 가운데 26개 대학의 학생 1인당 입학금은 60만 원 이하다.

 

5-7년 단계적 감축은 현정부 임기 내 폐지하지 말라는 것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사립대 입학금이 폐지될 경우 국가장학금이나 일반재정지원사업 인센티브를 통해 지원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지원을 할 것인가


만약 현재 대학들이 징수하는 입학금 총액을 기준으로 지원할 경우 지금까지 입학금을 높게 올린 대학들만 이익을 보게 된다. 학생과 학부모 고충은 아랑곳 않고 입학금을 계속 인상했던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혜택의 주요 대상이 된다그렇지 않고, 교육부가 일정 금액만을 지원할 경우 기존 수입보다 국고지원이 적은 대학은 반발할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 국가장학금이나 일반재정지원 사업 인센티브를 포기하고 입학금을 폐지하지 않은 대학도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교육부 방침대로 대학들이 입학금을 5-7년 이내에 감축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입학정원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 대학 재정 수입도 줄어드는데, 여기에다 입학금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면 재정 수입은 더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가 입학금을 5-7년 이내에 감축하라고 하는 것은 현 정부 임기 이내에 입학금 폐지를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지금과 같은 인식과 방법으로는 사립대학 입학금 문제를 풀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입학금 폐지 논란으로 수많은 대학개혁 과제가 교육부 정책에서 뒤로 밀리는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미 그런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면 괜한 기우에 불과한 것일까?

 

고등교육재정 규모 늘리고 지원 방식 개선해야


그렇다면 사립대학 입학금 폐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은 정부 의지에 달렸다


정부는 당장 사립대 입학금 폐지를 선언하고, 고등교육 예산 대폭 증액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 학생 개인에게 지급되는 국가장학금을 대학에 직접 지원하고, 지원 규모도 늘려야 한다정부가 일반지원사업을 부활하기로 한 만큼 학생 수와 학생 1인당 교육비 등을 고려해 대학별 지원액을 결정하면 될 일이다


그래서 실질적인 반값등록금도 시행하고, 국고가 증액된 만큼 사립대가 운영비로 자율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고등교육재정 규모를 늘리고 지원 방식을 바꾸지 않고서는 사립대학 입학금 문제, 더 나아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사립대학 재정 감소 문제를 온전히 해결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8년 고등교육예산이 전년도 보다 1,610억 원 증액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정부가 예산을 증액하거나 국회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등을 통해 고등교육재정의 획기적 증액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1. 교육부, 민원 질의․회신 사례집, 2010, 214~215쪽 [본문으로]